"'뉴요커 음식' 먹어보자"…연예인도 줄 선다는 맛집의 정체 [여기잇슈]

입력 2024-01-26 07:00   수정 2024-01-26 09:47


"이거 먹으려고 새벽부터 대구에서 서울까지 달려왔어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내 유명 베이글 전문점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무리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하고 맛있는 집이라고 소문났길래 멀리서 오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이글 구매에만 총 8만원이나 썼다는 이들은 "나름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앞에 130팀이 있어 대기해야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곳은 지난 한 해 줄서기 애플리케이션(앱) 캐치테이블이 꼽은 '웨이팅이 가장 많은 맛집 1위'에 이름을 올린 '런던베이글뮤지엄'이다. 이날 오전 일찍 '오픈런'에 성공했다는 40대 이모 씨는 "20대 자녀가 '요즘 엄청나게 핫한 음식인데 집에 올 때 꼭 사다 달라'고 부탁해서 10만원어치 샀다"며 "평일이고 날씨도 너무 추워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큰 착각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줄서기 앱 기준으로 120명가량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은 줄을 서 기다리는 손님들에 "2~3시간 정도 대기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국내에서 '뉴요커의 식사 대용 음식'이라고 불리던 베이글의 인기가 뜨겁다. 베이글은 크림치즈와 잘 어울리는 빵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는 플레인 베이글부터 소금빵·감자 치즈 베이글 등 총 17종류의 베이글을 비롯해 9개가 넘는 크림치즈로 입소문이 났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포함해 'SNS 맛집'으로 손꼽히는 국내 베이글 전문점에서도 쪽파와 감자 치즈, 양파, 무화과, 초콜릿 등 다양한 토핑을 첨가한 베이글을 내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온라인상에서 베이글 관련 긍정 키워드는 92%를 차지했다. 자주 언급된 긍정 키워드로는 '맛있다', '먹고 싶다', '좋아한다', '종류 다양하다', '유명하다' 등이 있었다. 베이글은 인스타그램 등 SNS의 인증샷 문화를 통해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베이글'과 관련된 게시물은 54만7000개, '베이글 맛집' 게시물은 18만개에 달한다.


베이글은 여러 유튜버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오픈런하는 핫한 맛집'으로 통하고 있다. 방송인 박명수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언급하며 "이곳이 인기가 진짜 많다"며 "우리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한 시간 넘게 줄 서서 사 온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 방송에 함께 출연한 블랙핑크 지수도 "내가 내 눈으로 보고 사고 싶어서 한번 웨이팅 걸어놓고 베이글 폭풍 쇼핑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이날 기준 조회수 약 327만회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베이글이 한국에 들어온 지는 30여년이 넘었으나, 갑자기 한국에서 열풍을 불러온 것과 관련,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식빵, 베이글 등 식사 빵에 해당하는 빵 종류들의 2022년 시장 규모는 1227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이었던 2018년보다 62% 성장했다.


베이글의 인기는 배달 플랫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배달 앱 요기요는 주요 배달 메뉴인 치킨, 피자, 중식류를 제외한 메뉴 중 2023년 1∼11월 주문 수가 많이 증가한 품목을 '루키 메뉴'로 선정했고, 루키 메뉴 3위에 주문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76% 폭증한 베이글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에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다 보니 식빵이 식사 대체재로 급부상했고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담백한 식사용 빵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며 "여기서 베이글은 식빵보다 더 쫄깃하고 꾸덕꾸덕한 식감을 갖고 있는데, 이런 식감이 또 요즘 젊은 층 사람들에게 잘 먹히다 보니 인기가 많은 간식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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